본문 바로가기

저 성직자는 오나가나 누님 타령이다.
잠들어 버리는 마법인가?

 

요즘 보고 있는 애니매이션인데 꽤 재미있고 진지하다. 아니 진지해서 재미있다.

격투씬이 없어도 화려한 마법이 없어도 재미있다고 느낀 몇 안되는 애니매이션이다. 

 

주인공이 프리렌인데 엘프다. 엘프는 꽤나 오래 살더라. 몇 백년은 가뿐한 듯. 

그러다 보니 그녀의 인생과 다른 인간들의 인생은 같을 수가 없다. 

인간 몇 세대를 건너뛰면서 인연을 만들고 그 인연들 속에서 지혜를 얻는다.

그녀가 얻는 지혜의 수준은 꽤나 심오하다. 시간을 투자해서 몸소 얻기 때문에 더욱 더 진실되다.

그리고 나이를 먹은 나로서는 꽤나 감동적인 부분이 많다. 

 

오래 산다는 건 누구보다도 삶에 관조적이 되는 거다. 

그래서 시큰둥해 보이고, 의욕이 없어 보이는 프리렌에 때론 동화된다.

나도 가끔은 삶이 지루하다고 끊임없이 반복된다고 느끼곤 하니..

 

오늘은 의사소통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누군가를 믿는 다는 건 참 어렵고도 중요한 일. 

하지만 혼자 싸우는 게 아니라 함께 싸워야 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걸 다시 깨닫는다. 

 

모처럼의 진수성찬

 

 

두번째 이야기는 죽은 장남을 대신해야 하는 슈다르크의 이야기.

싸우는 거라면 쉬울텐데, 장남인 척을 해야 하니 그 또한 고역이겠다. 하지만 여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의도는 분명하다. 군사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몇 달 동안만 버텨야 한다.

 

왜 아버지는 저렇게 차가워야만 할까? 아니 감정을 나누는 방법이 틀린 걸꺼다.

나도 생각해 보니 아버지에게 따뜻한 말을 들었던 경험이 별로 없다.

기억을 못하는 것일수도 있었겠지. 원래 아버지와 아들은 그런 법일지도.

 

파티가 끝나고 의뢰가 마무리되는 그 순간

슈다르크와 올덴 경은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다.

대신할 수 없는 아버지와 대신할 수 없는 아들.

각자의 입장에서 지난 날의 후회를 남긴다. 그리고 각자의 방식으로 그걸 이해한다.

 

서로 다른 말이지만 서로 같게 이어지는 그 순간이 이 이야기의 백미다.

그런 따스함 때문에 나는 이 이야기를 사랑하는 듯 하다.

투덜리 놀이터

#시사 #경제 #문화 #넷플릭스 #사는이야기 #옛날뉴스 #꼰대 꼬우면 지나치던가 비난은 무시 비판은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