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한일전, 그리고 축구의 졸전, 그래도 국가대표들은 힘내라
실은 어제의 TV는 완전히 짜증났다.
그나마 KBS는 채널이 2개라 야구라도 보여줬지, 지상파밖에 나오지 않는 우리 집은 아주 멘붕이었다.
축구를 계속 봐야 한다니. 그것도 엄청난 큰 스코어로 차이가 난..
심지어는 배구는 중계를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배구가 효자가 되어 버리다니.
오늘 아침에는 모두 배구 재방송을 하고 있다. 내 참. 그래도 재미있더라.
어제 배구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장면은 바로 이 장면이다. 마지막 이기고 선수들이 원을 모여 팔짝팔짝 뛰며 흥분했을때, 감독이 난입(!)했다! 그리고는 코치도 껴달라고 옆에서 함께 있더라. 너무나 좋더라. 그도 한국사람이 다 된걸까?
14-12에서 연속으로 4포인트로 이겼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김연경이 뒤로 빠져있었다. 앞에서 해결해야 할 사람은 브로킹 아니면 박정아. 아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 몫 해주던 그녀가 대표팀에서 좀 가려있던 건 이재영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재영의 빈자리가 참 컸다고 느꼈지만, 그래도 이리 해내는 걸 보면 결국은 누군가가 대신해 줄거라는 믿음때문인가 보다. (그런데 김연경 자리는 정말 크겠다. 하.. 이제 양효진도, 김희진도.. 다들 은퇴하고 나면 과연 코트는 누가 지키는가..)
오늘 아침 신문기사들을 보니 역시나 배구는 찬양, 축구는 저주... 야구는 졌지만 뭐 토너먼트도 아니었으니 좀 덜까는 듯 하다. 만약 토너먼트도 진다면 무지 까겠지. 지난 이스라엘전에서의 배치기 끝내기는..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좀 민망스러웠다. 100억짜리 배라고 누가 그랬나..
다시, 축구. 언제부터 올림픽 16강은 당연해 졌고, 메달까지도 바라보는 나라가 되었는지 몰라도, 김학범 감독을 향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건 참 한순간이다 싶다. 뭐, 온두라스 전에도 페널티킥이 많아서 그렇지 그렇게 시원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대승이었기때문에 묻혔던 건데.. 음. 이번 경기가 매우 안타깝긴 하더라.
제대로 된 수비라인을 점검해 볼 기회가 없던 게 불운이라면 불운일까? 아니면 멕시코의 높은 골결정력이 대단했던 걸까? 황의조는 예상과 달리 너무 둔했지만, 그의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을 봤다면 예전처럼 쉽게 놔줄 수는 없는 노릇. 상대방도 그에 대한 대비를 했겠지. 그래, 상대가 더 많이 준비한 걸로 하자. 우리가 하나도 준비 안한게 아니라.
대패했으니 또 감독 경질론이 나오겠군. 다시 외국인 감독을 뽑으려나? 벤투도 최근에 별로 안 좋은 성적으로 이래 저래 말나오던데. 이러다 박항서 데려오라고 할 지도. 하여튼 남말하는 사람들 참 많다. 뭐 투덜거림 정도로만 하시길. 지는 걸 좋아하는 국가대표 선수란 그 어디에도 없을테니.
암튼 다들 열심히 했다. 미련은 남겠지만, 실력이 안되는 걸 어쩌냐? 이왕이면 이기는 게 좋은 건 사람의 마음인거고, 아직 국가대표의 절대적인 응원만 보낼 예전의 우리 국민들이 아닌거고. 그래도 힘내시라. 당신들이 흘린 땀보다 더 많이 흘린 응원단은 없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