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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애도합니다. 이태원 참사에 부쳐.

꼰보라 2022. 10. 3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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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파는 그 날 하루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매년 마다 그 장소는 늘 그렇게 붐볐었고, 휩쓸리는 인파에 그냥 그런가 보다 내 몸을 맡겼었다.

그러다가 10월 29일. 오후 10시에 그 일이 일어났다.

마치 쌓였다가 쌓였다가.. 마지막으로 한 방울이 들어갈 때 물이 넘치는 것처럼.

 

누구의 잘못인가를 떠들기에 바쁘다.

그러는 와중에 다들 이야기를 하지. 내 잘못은 아니라고.

그래 나는 이태원에 가지 않았고, 그런 할로윈 문화는 우리 것도 아니라 싫어하고,

사람들 몰리는 행사는 아예 쳐다보지 않으니 내 일이 아니라고. 

 

나만 아니면 돼!

TV 예능에서 들렸던 그 구호가 이렇게 짜증나는 순간이 될 수가 있다니!

이태원에 놀러가다 죽은 사람들이라는 말은 제주도에 놀러가다가 죽은 학생들이란 말과 치환되고.. 세상은 결국 내가 아닌 일에 더욱 더 냉정한 판단을 하기 시작했다. 

 

공감이라는 것을 할 줄 모르나?

 

며칠 전 SPC 사건이 일어나고 불매운동이 일어날 때 서울대 에타에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머리에 든 건 많지만, 공감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 보는 견본.

불매운동이 개인의 선택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걸 고까워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

누군가는 애도의 눈길로 보겠지만 누군가는 내 일이 아니기에 그냥 그런 사고의 하나로 볼 수 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그걸 글로 쓰고 SNS나 커뮤에 퍼 나르는 건 도리가 아니지. (관종의 능력이랄까?)

 

애도 기간을 강제하는 것도 조금은 불편하고, 하루종일 뉴스로만 도배되면서 슬픔에 몸과 정신이 우울해져 버릴 지라도 그걸 불편하다고 이야기하는 건.. 사람의 도리가 아닌 듯 싶다.

 

아.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요즘 좀 많긴 하더라.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것. 부끄러워할 타이밍까지 놓치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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